2006년 ‘5·31지방선거’에 이어 2010년 ‘6·2지방선거’에도 나란히 출마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전반적으로 4년 전에 비해 서부 지역에서 표를 많이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의 두 선거 득표율을 79개 시·군·구별로 분석한 결과, 경기지역 3개 기초자치단체(동두천시·연천군·가평군)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들의 득표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후보의 이번 지방선거 득표율은 지난 선거에 비해 14.2%포인트 낮아졌다. 구별로 분석하면 오 후보의 득표율 하락폭은 10.3~14.7%포인트로, 비교적 편차가 작았다. 서대문구(-14.7%포인트), 구로구(-14.4%포인트), 강서구(-14.3%포인트) 등 서부권은 물론 강동구(-14.7%포인트), 강남구(-14.5%포인트), 송파구(-14.5%포인트) 등 강남권에서도 득표율 하락폭이 컸다.

이 밖에 마포구, 동대문구, 양천구, 성북구 등도 오 후보의 득표율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김문수 후보는 도시와 농촌이 혼재된 선거구의 특성을 반영하듯 득표율 하락폭의 편차가 컸다. 44개 시·군·구 중 득표율이 상승한 세 곳을 제외하면 김 후보의 득표율 하락폭은 0.1~17.4%포인트에 달했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천 소사구에서 17.4%포인트의 득표율 하락을 기록했고 부천 원미구와 부천 오정구에서도 각각 14.5%포인트, 10.6%포인트의 득표율 하락을 보였다. 이 밖에 고양 일산동구, 광명시, 용인 기흥구, 파주시, 고양 덕양구, 화성시, 수원 장안구 등에서 김 후보의 득표율 하락폭이 유난히 컸다.

수도권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후보 중 유일하게 낙선한 안상수 후보는 10개 기초단체에서 0.4~19.7%포인트의 득표율 하락을 기록했다. 계양구에서 19.7%포인트가 빠져 득표율 하락폭이 가장 컸고 남구(-19.0%포인트), 서구(-18.7%포인트), 부평구(-18.4%포인트), 연수구(-17.1%포인트)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능구 e윈컴 대표는 “한나라당 후보들의 표 감소폭이 컸던 수도권 서부지역은 전통적으로 호남 출신, 저소득층이 많아 현재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들”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 빠져나갔던 야권의 ‘집토끼’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