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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도중 남편이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지만 간혹 이런 일로 곤혹을 치르는 사람이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 중의 하나로 남편의 성적환상을 들 수 있다. 성적 환상은 성적 흥분을 위해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성행위를 상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적 환상을 가지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아내의 질경련 때문에 삽입 성교가 불가능해 오랫동안 성관계를 하지 못했던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치료를 받고 삽입성교가 가능할 즈음에는 남편의 발기가 문제가 되었다. 자위를 할 때는 잘 되던 발기가 아내 앞에만 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남편은 자위행위로 욕구를 해소해 왔는데 그때마다 성적 매력이 풍부한 여자를 상상했다고 한다. 즉 성적환상을 통해 흥분한 것이었다.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제는 상상을 하지 않으면 발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그는 “아내 앞에서 다른 여자를 상상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 같아서 못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성적 환상을 가진 남편들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성적 환상을 가지고 있다. 환상은 자신의 생각 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이다 보니 현실에서 불가능한 모든 종류의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남자들의 가장 흔한 성적 환상은 배우자 이외의 여자와의 성관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때로는 그룹섹스나 낯선 여자와의 우발적인 섹스를 꿈꾸기도 하고, 강간이나 스와핑 등 비윤리적인 성행위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남자들의 성적 환상은 성기결합에 국한된 에로틱한 환상이 전부이다.

그에 반해 여자의 성적 환상은 멜로 드라마와 같다. 남자들의 강렬한 성적 환상과는 달리 부드럽고 느리면서 터치나 느낌, 감정, 분위기 등을 중요시하는 로맨틱한 환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성적 환상은 그 자체로서 많은 부분에서 금기시되는 것들로부터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며 좀 더 자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주기도 하고 환상으로나마 성경험을 풍부하게 해 준다. 그래서 성치료사들은 자아가 억압된 사람들에게 성적 환상을 유도해 마음속에 있는 에로틱한 잠재력을 풀어놓게 하기도 한다. 또 성적 환상이 부부 사이를 더 돈독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아내가 결혼했어요’라는 영화를 보면 예전에 들었던 남편의 성적팬터지를 떠올려 남편의 상한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성학에서는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주지 않고, 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성행동을 못하게 되지 않는다면 그 성행동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성적 환상은 자신의 내재된 욕구를 스스로 충족하는 것으로 지극히 정상적이다. 또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므로 지나치게 죄의식을 가질 필요도 없다. 성적 환상을 가진 사람은 대개 성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욕구가 강하며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더 즐겁고 풍부한 섹스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섹스에 흥미가 없는 사람일수록 유별나게 위생적이고 금욕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적 환상은 현실 도피적이나 인간관계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면 나름대로 즐기는 것이 좋다. 또한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부부관계에 좋은 양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성적 환상이 습관화되거나 상상하는 내용이 병적이라면 도리어 부부관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니 잘 판단해서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