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MBC TV 19일 오전 1시5분)= 극장 상영 당시보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배우 최강희가 ‘4차원’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영화이기도 하다. 똑똑하고 젠틀한 대학강사 황대우(박용우). 그의 결정적인 약점은 연애에 체질적으로 거부감이 있어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 본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 나이 서른이 넘어가자 그런 그도 주위의 커플들이 눈에 밟히고 어느 날 침대를 옮기다 허리를 다친 뒤 외로움은 커져만 간다.

대우는 친구 성식의 장난으로 얼떨결에 미나(최강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되고 미나는 놀랍게도 그의 서툰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인다.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대우의 표현과 행동들은 어설프지만 그만의 순수함에 빠진 미나와 대우는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하나둘씩 드러나는 미나의 비밀. 사랑이 깊어질수록 미나의 수상한 행적에 대한 대우의 의심은 늘어나고 갑작스레 미나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대우는 갈등을 시작한다.

주연을 맡은 최강희와 박용우의 엉뚱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연기가 일품. 장르 혼합형 코미디가 지나치게 유치하거나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독특한 연출이 돋보인다.

맛깔스러운 대사와 최강희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잘 버무려진 작품. ‘재밌는 영화(2002)’로 데뷔한 손재곤 감독의 2006년 작. 손 감독은 김혜수와 한석규가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 ‘이층의 악당’을 제작중이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

★윈스턴 처칠의 폭풍전야(KBS 1TV 20일 오전 1시35분)= 영국 BBC와 미국 케이블TV 채널 HBO가 2002년에 제작한 TV용 영화.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의 회고록 가운데 첫 권과 같은 제목으로 만들었다.

1934년 정계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처칠은 선조인 말버러 공작의 전기를 쓰고 신문기고를 하며 야인 생활을 하고 있다. 독일의 재무장 위협을 경고하는 처칠의 주장은 같은 보수당 의원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아내 클레멘타인마저 장기간 여행을 떠나 외로움에 시달린다.

마침내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영국이 독일에 전쟁을 선포하면서 처칠은 해군장관에 임명돼 정계로 돌아온다.

★만무방(EBS TV 20일 오후 10시 50분)= 휴전 협상이 진행중이던 6·25 전쟁 말기.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외딴 산골 초가집에 전쟁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40대 여인(윤정희)이 혼자 살고 있다.

낮에는 태극기를 걸고 밤에는 인공기를 걸며 생존을 위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여인. 어느 날 2명의 남자가 초가집에 차례로 도망오면서 여인을 사이에 둔 두 남자의 또다른 전쟁이 시작된다. 변장호 감독이 제작하고 엄종선 감독이 연출한 1994년 작. 제32회 대종상영화제 6개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1960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오유권의 ‘이역의 산장’을 영화화했다. 고화질(HD) 복원작업을 거친 뒤 TV로는 첫 방영이다.

★몬티 월쉬(EBS TV 20일 오후 2시40분)= 서부 개척시대 막바지. 나이많은 카우보이 몬티 월쉬(리 마빈)와 친구 쳇 롤린스(잭 팰런스)는 목장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하며 살아간다. 몬티에게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애인 마르틴 버나드(잔 모로)가 있다. 폐결핵을 앓는 그는 술집에서 일한다. 산업화에 밀려 카우보이 일은 서서히 줄어들고 몬티와 쳇은 자신들의 삶이 불가항력에 의해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리 마빈, 잭 팰런스 등 한시대를 풍미했던 개성파 연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1970년 작. 프랑스 누벨바그의 상징이자 ‘쥘 앤 짐’의 주연이었던 잔 모로의 출연도 이채롭다. 존 배리가 맡은 주제곡도 일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