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천안함 침몰 사건’을 회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실제 ‘투표’를 통해 대북 결의안이 채택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표 대결’이 이뤄지는 셈인데, 그동안 외교전을 착실히 준비해온 한국에 유리하기는 하지만 역시 중국·러시아가 변수라는 지적이 많다.

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현재 15개 유엔 안보리 상임·비상임 이사국 중에서 북한과 정식 외교관계가 수립된 국가는 모두 12개국이다. 상임이사국 5개국 중에서는 미국과 프랑스를 제외한 중국, 러시아, 영국이 북한과 수교한 상태다.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EU)이 북한과 수교하면서 2000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비상임이사국 중에서는 일본을 제외하고 의장국인 멕시코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터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레바논, 우간다, 브라질, 가봉, 나이지리아 등이 모두 북한과 수교한 상태다.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2009 북한개요’에 따르면 북한이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2008년말 현재 총 160개국이다. 반면 한국은 총 188개국과 수교했고, 유엔 안보리 이사국과도 모두 외교관계를 갖고 있다. 만일 가상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이론적으로는 남측이 유리한 셈이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의 특이한 투표 방식 때문에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결의안 채택에는 9개 이사국의 표가 필요하지만, 그 9표 중에는 상임이사국 5개국의 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유엔 안보리에서 투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결의안 채택과 투표 과정 없이 협의가 가능한 의장성명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유다.

특히 안보리 자체는 정치적 기구이기 때문에 상임이사국 결정에 따라 비상임이사국 입장도 바뀔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견해다. 특히 중국은 정부가 여러 차례 요청한 국제조사단 파견에 대해 답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막판까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