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제주시 연동 도립미술관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 초청 경제인 오찬간담회에서 웃고 있다. 제주 =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설득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8~30일 진행된 한·중 양자회담, 제주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를 우군으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한 뒤 31일 청와대가 내린 자체평가다.

향후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긍정, 부정의 측면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중국을 한 배에 태웠다’(청와대 핵심참모)는 점은 성공이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 제재결의안에 여전히 중국이 부정적 기조를 견지하는 부분은 설득에 실패한 대목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날 “이 대통령이 성과에 만족한다고 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점에서다. 무엇보다 사태해결의 해법과 관련해 차이가 여전하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우리는 잘못한 당사자(북한)가 먼저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는 것인데 중국은 북한의 공개사과 없이도 북한을 좀 봐주라고 한다”고 현 대립지점을 진단했다.

중국은 국제전문가가 참여한 객관적·과학적 조사결과에 대해 “국제여론을 중시하겠다”는 말로 수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북한을 너무 몰아붙여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반대하고 있다. 이 참모는 “이 같은 대목에서 입장차가 크지만, 북한의 추가적 도발 방지를 위해서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정치적 판단’을 최소화하는 데 이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도 집중될 전망이다. 대국으로서의 중국 책임론을 상기시키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만큼 적극적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이번주 원 총리와의 일·중 양자회담에서 한·일 공조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설득작전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간 사전조율도 끝난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원 총리가 책임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공개 천명한 데 주목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가 6월초 안보리에 결의안을 제출한 뒤 중국이 최소한 적극 반대하지 않고 기권하거나 소극적 지지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한 기대다.

강력한 제재 내용을 담는 목표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 제약을 감안할 때 중국을 그 정도까지 견인해내더라도 나름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이미 중국이 제주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서 공동발표문에 천안함 사건이 포함되는데 양해한 자체도 의미있는 성과라고 본다.

실제 이 대통령과 원 총리간에 ‘남북간 충돌’에 대한 우려를 넣을지 표현을 놓고 진통을 겪은 사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든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발표문에는 빠지고, 원 총리가 발언을 통해 정리한 식으로 매듭지었다. 중국의 입장이 과연 변한 것인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천안함과 관련해 언급한 자체는 중국이 그만큼 책임을 진다는 뜻과 함께 국제문제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