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경제적 성과에 자만해선 안 된다”며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별명은 ‘따꺼’다. 중국말로 큰형님이라는 뜻인데, 그와 가까이서 일한 후배 관료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선이 굵은 그는 ‘할 말은 반드시 하는’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하면서 당시 정부의 ‘금산(金産)분리 원칙’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는 “요즘 후배들 만나면 잔소리가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일부에선 잔소리 좀 줄이라고 말하지만 오랜 경험에서 나온 교훈을 잔소리로 듣더라도 후배들에게 전달해 주는 게 선배 역할 아니겠느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이란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한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는 의미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인사나 보직 등에서 잘 나갈 때도 있고 못나갈 때도 있어요. 흘러가는 물을 보세요.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모두 바다로 가지 않습니까. 흐르는 물은 절대 앞을 다투지 않습니다. 조금 잘 나간다고 해서 오만해선 안돼요. 반대로 조금 뒤졌다고 해서 의기소침할 일도 아니고요.”

그는 “공직자로서 나라이익을 위해 고민하며 내 젊음을 바친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직에서 은퇴한 이후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우선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갑의 입장에서 오래 있었으니 을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 어떤 건지 찾아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지만 약한 사람들을 위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1946년 경남 마산 생 ▲서울고·서울대 법학·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교 행정학(석사) ▲행시 10회 ▲재무부 증권국장·금융국장 ▲재정경제원 세제실장·금융정책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제5대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