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민(62) 사장은 2007년 6월 서울보증보험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국제부 신설을 지시했다. 팀 단위에 불과했던 해외 영업 조직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당시 서울보증보험 임직원들은 방 사장의 전격적인 지시에 적잖게 당황했다. 국내 보증시장의 경쟁 격화로 시장 점유율이 해마다 떨어져 해외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외사업이라고 해봐야 주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재보험을 수재한 것이 전부. 이렇듯 해외 사업 경험이 일천해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아무도 자신있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방 사장은 당시 상황을 “해외에서 살 길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 회사의 역량을 해외사업 개척에 쏟아부었다”고 설명했다. 방 사장의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2007년 이후 베트남 하노이, 중국 베이징(北京), 중동 두바이 등에 해외 사무소를 연달아 개설하며 임직원들을 몰아붙였다.

신용등급 상승도 방 사장 작품. 그는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영국 피치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단을 직접 만나 담판을 벌여 2007년 BBB등급에서 A등급으로 끌어올렸다. 해외 사업을 위한 교두보를 직접 마련한 셈이다. 운도 따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이나 유럽의 금융회사들이 주춤했는데 이는 서울보증보험에 반사이익이 됐다.

서울보증보험이 3년 동안 해외에서 거둔 성과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2006년 이전까지 7억원(2건)에 불과했던 원수해외보증실적은 2007~2009년(회계연도 기준)동안 1조523억원(290건)으로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 1503배에 해당된다. 수재보험까지 포함할 경우 1조3412억원에 달한다. 사업 초기에는 GS건설, SK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 해외진출 국내 기업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베트남 국영기업 등 사업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해외사업의 호조를 바탕으로 서울보증보험은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매출 1조573억원, 당기 순이익 3300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을 올린 것. 2007회계연도와 2008회계연도의 당기순이익까지 합할 경우 3년동안 1조1000억원 이상의 당기 순이익을 달성한 셈이다. 1인당 당기 순이익과 자산운용이익률이 다른 금융회사들의 3~4배 이상이며, 지급여력비율은 기준치의 13배나 되는 130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지표에서 국내외 금융회사 중 최고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공적자금 상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년동안 8400억원이 넘는 부채성 우선주자본금을 예금보험공사에 상환했고 내년초까지 1조1795억원의 우선주자본금을 전액 상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9년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회사 중 공적자금을 상환한 곳은 서울보증보험이 유일하다.

방 사장은 “서울보증보험은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라며 “머지않아 세계 제일의 보증회사로 도약해 있는 서울보증보험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