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에 북한 연루 사실이 드러날 경우 대응방안으로 ‘실질적인’ 대북 제재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7일 현재 구체적인 북한 연루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국제이슈화에 대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미·일을 중심축으로 하고 중·러의 협조를 최대한 끌어들이는 방안이다.

먼저 정부는 향후 객관적·과학적 원인규명 진행에 맞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무엇보다 지난해 ‘5·25 북한 2차 핵실험’이후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안 1874호’를 규정 그대로 빈틈없이 이행하는 방안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1874호 결의안은 지난 1년간 ‘경고’ 수준에 그친 측면이 있었다면 이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가동시키는 것만으로도 북한에는 상당한 압박이 된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1874호’는 대북 무기금수, 금융제재, 화물검색 조치들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가동될 경우 북한의 달러벌이 통로 차단을 통한 ‘북한 돈줄 죄기’의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달러의 경우 미국 금융당국을 통해 북한의 자금 흐름을 세세히 파악하는 게 가능하고, 북한산 100달러 위조지폐인 슈퍼노트와 위조담배 및 무기수출 통로가 막힐 경우 북한은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금융압박은 이미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사태’를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정부는 또 일본의 협조를 받아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창구로 한 대북송금 루트를 차단하는 방안도 실질적인 대북압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실 제3국을 통해 북한에 돈이 들어가는 것을 여러 이유로 용인하기도 했지만, 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모두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1874호’의 실질적 이행에 초점을 맞추는 데는 과거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이 국제사회에서는 말처럼 무조건 되지는 않는다는 경험이 작용했다. 정부는 이번 원인규명작업에 국제사회가 참여한 만큼 이를 토대로 중·러의 협조를 적극 얻어낸다는 생각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