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과 부안을 잇는, 세계 최장인 33.9㎞의 새만금 방조제가 만 19년의 대역사(大役事)끝에 27일 위용을 드러냈다. 이날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각계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새만금방조제는 순수 우리 기술로 한반도의 지도를 바꾼, 세계 최대의 사업이자 최고의 난공사로 꼽힌다. 또 긴 공사기간에 못지않게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둘러싸고 2년간의 공사 중단, 6년간의 환경단체와의 정부와의 법정 공방 등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던 간판 국책사업의 하나이기도 하다. 1991년 11월 첫 삽을 떴던 방조제가 이날 준공됨에 따라 새만금 사업은 1단계 외곽 공정 마무리에서 2단계 내부개발로 넘어가 초기단계인 내부 개발사업에 한층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비 2조9000억원이 투입된 방조제는 국내 토목기술의 역사를 다시 썼을 정도로 진귀한 기록을 남겼다. 방조제 길이는 네덜란드 쥬다찌(32.5㎞)보다 1.4㎞ 길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될 예정이다. 공사는 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큰데다 최대 유속이 초당 7m, 최대 수심이 54m가 넘는 악조건에서 진행됐다. 방조제 건설에 쓰인 토석은 1억2300만㎥로, 경부고속도로 4차로(418㎞)를 13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규모다. 공사 인력은 연 237만명, 투입장비는 덤프, 준설선 등 연 91만대가 동원됐다.

이원희(부사장) 농어촌공사 새만금이사는 “세계 최초로 방조제 단면 형성에 육지의 흙을 쓰지 않고 바닷모래로 성토해 공사비를 줄였다”고 말했다. 방조제 준공으로,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인 4만100㏊의 바다가 내해로 바뀌어 국토면적이 늘어나게 됐다. 1시간30분이상 소요되던 군산~부안간 이동시간도 30분으로 단축된다.

양태선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통상 다른 방조제는 내수면 쪽으로 도로가 개설돼 바다를 볼 수 없지만 새만금 방조제는 외측바다와 내측호수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명품방조제”라고 말했다.

새만금은 앞으로 농업용지, 산업용지, 관광용지, 생태·환경용지, 과학·연구용지, 신·재생에너지용지, 도시용지 등 8개 용지로 구분돼 2020년까지 개발된다. 소요 예상 재원은 20조8000억원. 이에 맞춰 방조제 다기능 부지 명소화사업, 농업용지 구간 방수제 축조, 명품복합도시 건설, 매립토 조달사업, 만경·동진강 하천종합정비사업 등 5대 선도사업이 추진된다.

오경태 농식품부 녹색성장정책관은 “농업용지의 경우 친환경·고품질 농산업기반 구축, 수출농업 전진기지 육성, 농촌 생태관광 인프라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