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사진=조성수 ATLASPRESS

배우 유오성(44)이 6년만에 ‘멀쩡한’ 영화로 돌아왔다.

유오성은 ‘추격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 ‘반가운 살인자’(감독 김동욱·8일 개봉)에서 무능력한 가장이지만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품고 사는 영석을 연기했다.

코미디와 드라마가 적절하게 배합된 ‘반가운 살인자’는 역설적인 제목에서 느껴지듯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주인공들이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를 기본틀로, 가족애를 풀어낸 영화다. 잔혹한 살인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동네에 사는 영석은 현상금을 받아 딸을 유학보내겠다는 일념으로 형사보다 치밀하게 범인을 쫓는다. 영석의 반대축에는 직업은 형사지만 만날 백수처럼 빈둥거리는 정민(김동욱)이 있다. 정민은 강력①에서 실추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범인을 쫓다 사사건건 영석과 부딪힌다.

유오성은 최근 열린 ‘반가운 살인자’ 제작보고회에서 “안녕하세요. 6년 만에 멀쩡한 영화로 돌아온 유오성입니다”라고 인사말을 해 폭소를 자아냈다. 하지만 ‘멀쩡한’이라는 표현 속에는 그가 ‘배우로서 냉철하게 작품을 고르고, 판단해서 선택한 영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 갤러리에서 AM7과 만난 유오성은 “‘복귀’가 아닌 ‘귀환’이라고 써달라”고 강조했다.

“연기를 안하고 쉬다 다시 나온게 아니잖아요. 드라마도 했고 연극 무대에도 계속 올랐는데, 대중들에게 ‘친구’ 등 영화로 인지된 부분이 강해서 ‘복귀’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동안도 멀쩡하게 배우로 활동하다, 멀쩡하게 ‘귀환’ 한거죠(웃음)”

유오성은 균형감이 있는 이야기와 자신처럼 가족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영석 캐릭터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하죠. 그 다음이 제작사, 감독, 배우, 스태프죠. ‘반가운 살인자’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지만 저는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드라마로 봤어요. 어떤 배우든 자신이 도드라지고, 화려하게 보여지길 바라죠. 영석은 ‘루저’지만 가족에 대한 생각이 특별한 점이 저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영석의 그런 점을 이해할 수 있었고, 관객에게 납득시킬 자신이 있었죠”

그는 처음 하는 코믹연기에 대한 어색함이나 불편함은 없었다고 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코미디를 선택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저는 이미지를 신경 써 본 적이 없어요. 코믹 연기를 해야한다는 두려움도 없었고요. 정민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며 관객들을 무장해제시켰기 때문에 제가 하는 부분도 코믹 연기로 보였던 거죠. 저는 장르에 관계없이 항상 진지하게 연기에 임해요. ‘친구’도 누아르지만 저는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어떤 역할이든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면 감동도 전하고 웃음도 줄 수 있는 거죠”

유오성은 ‘비트’, ‘친구’에 이은 누아르 3부작의 완결편을 준비하고 있다.
“2005년부터 한 제작자와 준비를 시작했어요.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5년동안 제작을 못하고 있지만 그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 연기가 더 원숙해지겠죠. 40대 중반에 30대 인물을 연기하면 관객들이 ‘유오성이 역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구나’라고 느낄 거란 기대가 있어요. 홍보 문구는 이런 게 되겠죠. ‘친구, 그 후 10년. 남자가 태어난다’”

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 사진=조성수 ATLAS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