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21일 ‘낙태 시술에 연방기금이 지원되지 않게 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명령을 전제로 하원에서 의료보험개혁안을 처리하자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존 린더(조지아) 공화당 하원의원은 “가부키(歌舞伎) 공연장처럼 돼버린 의사당 안에 진실을 주입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부끄럽게 느껴진다”며 “민주당의 의료보험 개혁은 의료보험과 아무 상관 없는 통치의 문제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식 개혁은 기존 의료보험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받고 있던 혜택까지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베이너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의료보험개혁 법안에 찬성한다는 것은 국민 세금으로 낙태를 지원하는 데 찬성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은 의료보험 체계를 탈취해 연방기금을 통한 낙태 지원을 확충하려는 것”이라며 “의료보험 법안 통과는 미국의 미래 세대에게 엄청난 빚더미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의료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시민 300여명도 이날 미국 국기와 손수 만든 플래카드 등을 들고 워싱턴 의사당 밖에 모여 법안 처리를 비난했다. 일부 시민들은 영국 식민지 시절 독립운동 과정에서 사용됐던 “나를 짓밟지 말라”는 구호를 적어왔다. “독재에 복종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신에게 복종하는 것”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있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