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말 노동당의 국가안전보위부 통제를 강화하는 구조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개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이 사실상 공안기구인 보위부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뤄졌으며,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측근 인사들이 보위부에 대거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말부터 국가안전보위부의 독립적 역할을 상당히 제한하고, 대신 노동당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개편했다. 또 체제안정의 핵심 기구인 조직지도부와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지휘·운영체계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8년8월 건강이상을 겪은 뒤 업무에 복귀한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한 김정은의 ‘후계수업’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해 대남간첩 파견 및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당 35호실과 작전부를 국방위원회 산하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으로 통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후계구도 안정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국방위원회, 노동당 조직지도부, 국가안전보위부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보위부 부장은 1987년 리진수 부장이 사망한 뒤 공석인 상태다.

특히 김정은이 사실상 보위부 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상당한 권력을 휘두르던 보위부 인사들의 권한도 약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보고가 김정은으로 집중되면서 지휘체계가 변경되고, 장성택 부장의 측근 인사들이 보위부에 대거 포진하면서 견제세력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 부장은 올해 1월부터 지난 5일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공개시찰을 13회 수행,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장 부장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21회)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과 함께 후계구도를 완성하려는 북한이 모든 권력기구를 김정은의 영향력하에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