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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지만 큰 울림을 주는 일본과 대만의 두 작품이 국내에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 감독 나가타 고토(永田琴)가 연출하고 히로스에 료코(廣末凉子)가 출연한 ‘리틀 디제이(DJ)’(11일 개봉·왼쪽 사진)와 차이밍량(蔡明亮)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려온 배우 리캉셍(李康生)이 직접 메가폰을 잡고 주연을 맡은 ‘도와줘, 에로스’(18일 개봉·오른쪽).

저예산 작품이지만 각기 일본과 대만의 대표적 배우들이 나섰다는 것, 현실에서 좌절을 느낀 젊은이가 도피심리로 위안거리를 찾는다는 것 등이 두 영화의 공통점이다. ‘리틀 디제이‘가 과거의 추억으로 여행을 떠나 다채로운 음악을 통해 청각적 즐거움을 준다면 ‘도와줘, 에로스’는 마약과 성행위에 탐닉하는 모습의 몽환적 영상을 통해 시각적 자극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다르다.

‘리틀 디제이’는 청취율이 낮아 스트레스를 받는 라디오 심야 음악프로그램 PD 다마키(히로스에 료코)가 첫사랑의 기억으로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다마키는 중학교 2학년때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원내 점심방송의 음악 DJ를 하는 소년 다로(가미키 류노스케·神木隆之介)를 만난다. 희귀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다로는 우연히 음악 DJ를 맡아 유쾌한 진행으로 환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다마키는 활달하면서 순수한 다로를 좋아하게 되는데, 어느 날 영원한 결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나가타 고토는 서정적 연출로 ‘러브레터’‘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 첫사랑을 소재로 한 일본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철도원’ 등에서 청순한 외모로 인기를 얻었던 히로스에의 차분한 연기와 ‘일본의 유승호’로 불리는 가미키의 풋풋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도와줘, 에로스’는 주식 투자 실패로 삶의 의욕을 잃은 젊은 남자가 ‘빈랑 걸’과 더불어 일탈의 쾌락을 추구하지만 허무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빈랑 걸’은 길가에서 빈랑(대만 껌)이나 음료수 혹은 담배 같은 것을 파는 아가씨들을 말한다.

각본, 연출, 주연을 도맡은 리캉셍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환락의 유혹이 가득한 도시에서 젊은 영혼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파격적인 영상에 담았다.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과 다양한 성행위 체위가 적나라하게 묘사되는데, 기괴하고도 슬픈 느낌으로 다가온다. 2007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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