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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을 다녀온 사업가 A씨는 ‘데이터로밍’(해외 이동통신사의 데이터통화 서비스 이용) 요금고지서를 받아본 뒤 깜짝 놀랐다. 인터넷 검색은 건들지도 않고 e메일만 몇 통 열어 봤는데도 데이터로밍 요금이 10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씨처럼 무심코 해외에서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로밍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요금폭탄’을 맞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례가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사례가 발생하는 이유는 해외에서 데이터로밍을 사용하면 아무리 데이터 정액제에 가입했다고 해도 별도의 데이터로밍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 예를 들어 일본에서 데이터로밍을 사용하면 SK텔레콤의 경우 1메가바이트(MB)에 1만5360원, KT의 경우 1MB당 1만4336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사진 파일이 한두장 첨부된 e메일의 데이터 용량은 보통 1∼2MB 수준이라는 점에서 e메일 1통 받는데 들어가는 데이터로밍 비용은 무려 1만4000여∼3만여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국내에 자리를 비운 사이 수북이 쌓여 있던 e메일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수십만원, 수백만원의 데이터로밍 요금이 눈 깜짝할 사이에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로밍 요금은 성격상 국내외 사업자 간의 협상을 통해 정해진 것이어서 당장 인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해외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데이터통화를 이용할 때는 사용자 스스로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사용자 본인이 무료 무선랜에 접속한 것인지, 데이터로밍을 사용하는지를 잘 구별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 방문시 공짜 무선랜 지역을 꼼꼼히 알아보면 요금 부담없이 e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며 “또 데이터로밍 이용을 원하지 않으면 아예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부가 서비스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아예 데이터로밍을 기본적으로 차단토록 하고, 다만 이를 원하는 고객의 경우에 한해서만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또 부득이하게 데이터로밍을 이용해야 한다면 국가별 할인요금제를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KT는 오는 4월30일까지 데이터로밍 요금을 국가별로 36∼77%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일본 등 6개국에서 72시간 동안 기본료 5000원에 5MB 만큼의 데이터로밍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밍 72’ 요금제도 내놓고 있다. 5MB를 초과하면 1MB당 3072원 수준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데이터로밍을 이용할 수 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