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사가 5일 ‘창조적 신노사문화 공동선언’에 나선 것은 그동안 국민들의 질타를 받아온 ‘민노총’식 강경 투쟁의 종언을 의미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또 기업과 노동조합이 함께 기업의 이익 및 노조원의 돈을 모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우리나라 노사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경제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KT노사가 채택한 공동선언의 주요 내용은 ▲기업가치 창출 주도 및 항구적 노사평화 유지 ▲고용안정 노력 및 노사공동 상생프로그램 시행 ▲사회적 책임 실천 ▲일자리 창출 등이다.

공동선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KT노조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이중 취약계층 고교생 210명을 선발, 고교 졸업시까지 등록금을 지원하는 중·고생 장학사업은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장학사업 예산은 연간 4억원 정도. 노조의 조합비와 회사의 기부금을 합쳐 충당할 예정이다. 그동안 KT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납부했던 돈은 연간 8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정치적인 투쟁에 몰두했던 민노총에 노조원의 돈을 쓰는 것보다, 차라리 사회에 환원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KT노조가 이같은 파격적인 운동에 나선 것은 ‘KT가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 그 이익은 결국 노조원들에게 돌아온다’는 기본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석채 KT 회장은 “창조적 신노사문화 공동선언이 기업가치 창출과 국가정책에 부응하는 노사관계의 새로운 모델로 국내 노동계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선진국의 노조가 20년 전부터 보여줬던 선진 노사문화가 서서히 우리나라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피할 수 없는 대세며, 다른 기업들도 이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