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예산 지원없이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할 경우 급격한 급식 ‘질 저하’가 우려되는 데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막대한 재원 부담으로 현실적으로 수용이 어렵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학교 무상급식이 6·2지방선거 핫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대한영양사협회(회장 김경주)와 전국학교영양사회(회장 강선미) 등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지만 아이들의 먹을거리와 관련된 문제를 정치쟁점화해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고명애 영양사협회 정책국장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될 무상급식이 체계적인 예산지원 방안없이 도입될 경우 ‘급식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백승희(식품영양학) 신구대 교수는 무상급식 대상을 초등학생으로 한정할 경우 2010년 기준 국가가 40%에 해당하는 4336억원, 지자체가 나머지 60%인 6475억원을 부담해 모두 1조811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대상을 의무교육 대상인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확대할 경우 재정자립도 60%인 지자체를 기준으로 볼때 국가가 7258억원(39.3%), 지방이 1조1226억원(60.7%)등 모두 1조8484억원이 들어가게 돼 재정능력이 떨어지는 지자체의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백 교수는 “무상급식의 제도적 정착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재원 확보에 있다”며 “지자체 재정 여건을 봐가며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만1234개교 762만명 중 97.7%인 746만명에게 학교 급식을 실시, 선진국에 비해 학교 급식 비율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급식에 드는 경비는 연간 4조3751억원 중 67%(2조9312억원)를 보호자가 지급하고 시·도교육청 분담률은 28.3%로 학부모 분담률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학교 무상급식 대상자는 2008년 61만7000명에 이어 지난해는 저소득층 자녀(약 73만명)와 농산어촌 지역(약 24만명)을 합쳐 전체 학생의 13% 수준인 97만명으로 확대됐으며 이를 위해 3656억원을 지원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