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여·야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약은 자칫 중앙정부의 교부금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지자체들의 재정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선거과정에서 과열된 정책공약을 지키려면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등의 경우처럼 일부 지자체는 파산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시민단체들이나 경쟁후보, 정당들이 철저하게 검증하고 무리한 주장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려야 하지만 최근의 무상급식 공약처럼 오히려 인기주의 정책은 여야 불문하고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이다.

예컨대 경기도에서 지사선거를 앞두고 쏟아지고 있는 경기국립대학, 대학생 등록금 반값, 경기도민금고 등의 주장은 재정적 뒷받침과 함께 정책의 효율성 자체부터 검증해야 될 사안이다. 우선 특정시도의 국립대학 공약은 지금까지 각종 선거가 만들어낸 가장 실패한 공약사례였다.

이미 경기도내의 수많은 유수 사립대학, 지방대학을 뛰어넘는 경쟁력있는 국립대학을 설립하려면 어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한지, 해마다 어느 정도의 재정지원이 요구되는지 검토돼야 한다.

경기도내 국립대학을 모두 연결시켜 등록금을 반값으로 해주겠다는 공약이나 도민금고나 은행 같은 공약도 실현성 검증이 요구된다.

서울과 경기도의 여야 시·도지사 예비후보, 출마예정자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무상급식 정책에 대해서는 이미 민주당의원이 정책검증을 했었다.

시·도지사 경선 출마자들은 ‘아이들이 눈칫밥 먹지 않도록 모든 초중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재정부담과 재정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은 얘기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이에 대해 “부유층 자녀들에게까지 급식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은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채무가 많은 현 상황에서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반대했다.

김정래 부산교육대 유아교육과 교수도 “무상급식 시행은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고 그러한 예산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키고 재정낭비를 초래한다”며 “무상급식 공약이 결국 선거를 의식해서 나온 것이라면 남의 돈을 나 자신의 사적인 목적에 사용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최형두·조해동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