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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려 있다. 한국 피겨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노리는 국민요정 김연아 선수부터 전통의 효자종목인 쇼트트랙 경기까지 이번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그동안 잘 지켜오던 규칙적인 생활 방식과 신체리듬이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경기를 지켜보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면서 건강의 무리는 최소화하는 방법을 짚어보자.

#지나친 흥분은 금물

흥분으로 인한 급격한 사고를 막으려면 평소 먹던 약의 복용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생활리듬이 다소 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고혈압, 협심증, 뇌졸중, 당뇨, 부정맥, 항우울제, 항불안제 약은 꼭 평소대로 복용해야 한다.

쉽게 흥분하는 사람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저것은 운동 경기고 승부이기 때문에 한쪽은 질 수밖에 없다. 우리 팀도 예외는 아니다’ 등의 자기최면을 계속 걸고 올림픽 이외의 중요한 일들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심혈관계 위험이 높은 협심증, 중증 고혈압, 뇌졸중 과거력, 당뇨병을 갖고 있거나 75세 이상의 어르신은 흡연, 음주 등을 하면서 관람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들 환자가 TV경기를 시청하다가 가슴에 통증이 오거나 두통,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오면 일단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과음과 과식을 경계해야

식사조절을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자, 체중조절을 하던 사람들도 오후 퇴근 후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며 야식과 음주를 곁들이기 쉽다. 게다가 대부분 앉아서 TV를 시청하므로 과식에 위의 운동부족까지 겹치게 된다. 이러한 현상들은 영양 부족 및 과도한 음식 섭취로 이어져 그동안 잘 지켜왔던 정상적인 식습관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응원열기에 따른 과도한 신체 사용 및 정신적 흥분으로 비타민과 무기질의 요구량이 증가하며, 신체 피로도가 높아지는데 틈틈이 생과일이나 과일 음료, 신선한 채소를 섭취해주면 도움이 된다.

만성질환자에게는 과음, 과식으로 인한 설사, 구토, 복통 등이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의 생활습관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응원 도중 과도한 성대사용 조심

과도하게 소리를 지르고 무리를 하면 목소리가 가라앉고 변해 성대 결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성대가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함으로써 그 마찰로 인해 성대 점막이 충혈되고, 부어올라 정상적인 진동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성대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닐 때 변하게 된다. 변한 목소리를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성 사용을 조심하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 건강한 음성을 위해서는 목이 쉬거나 피곤할 때 음성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응원 도중 틈틈이 다량의 수분을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조절하면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늦은 시간 시청으로 인한 부작용도 조심

주요 경기를 보지 못한 직장인과 학생들은 밤늦은 시간에 재방송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생긴 수면부족과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밤늦게까지 TV를 시청할 땐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커피, 콜라, 홍차 등을 피하고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TV 시청 중이라도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반드시 잠자리에 들고, 잠자리에서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잠이 부족해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원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은 금하고, 만약 피곤해서 낮잠을 자고자 할 때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는 것이 좋다.

＜도움말=선우성(가정의학과)·남순열(이비인후과)·이상암(신경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이상철(순환기내과)·이정권(가정의학과)·전홍진(정신과)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