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속담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고 했다. 평소 잘 익은 토마토를 꾸준히 먹으면 병에 걸릴 일이 없어 의사가 필요 없어진다는 뜻이다. 미국 ‘타임’지는 ‘21세기 최고의 식품’으로 토마토를 선정했다. 토마토는 맛과 영양이 모두 뛰어난 데다 여름 채소지만 요즘은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게 됐다.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미의 잉카제국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색 토마토에는 카로티노이드계 색소인 항산화 물질 베타카로틴과 셀레늄, 그리고 이들 성분보다 항산화 효과가 2배나 더 뛰어난 리코펜 성분이 풍부하다. 리코펜은 베타카로틴과 마찬가지로 몸속의 노폐물질인 활성 산소를 억제해 노화 방지와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등의 식이요법에 이용돼 왔으며 특히 유방암과 전립선암, 소화기 계통의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이탈리아 여성들이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 발병 확률이 낮은 것도 토마토를 즐겨 먹기 때문이란 얘기가 있다. 골다공증이나 노인성 치매를 치료하는 데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토마토에는 또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고혈압 치료에 좋은 루틴 성분이 들어 있다. 따라서 토마토를 즐겨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코피를 자주 흘리거나 잇몸에서 피가 날 때 먹으면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지방대사를 도와주는 작용을 해 비만 걱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토마토는‘비타민의 왕’이라 불릴 만큼 비타민B, C 등이 풍부하다. 주먹만 한 크기의 일반토마토 2개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를 보충할 수 있다. 체내 호르몬 생성을 촉진하는 비타민 E도 풍부해서 여성이 토마토를 많이 먹으면 피부가 고와진다.

리코펜은 덜 익은 파란 토마토를 수확해서 익힌 것보다는 붉은색 토마토에 더 풍부하다. 또 리코펜 성분은 열을 가했을 때 활성화되어 그 양이 증가하고 흡수율도 높아지므로 토마토를 먹을 때는 삶거나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익힌 토마토의 경우 생토마토에 비해 칼슘·칼륨·비타민A는 5배, 비타민B1은 4배, 비타민B2는 6배, C는 2.5배 정도 더 많이 들어 있다. 또 익힌 토마토에 올리브유를 곁들이면 생토마토를 먹을 때보다 리코펜은 9배 정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으면 체내에서 분해될 때 비타민B를 소모시키므로 설탕보다는 소금을 살짝 뿌려 먹는 것이 좋다. 소금의 나트륨 성분과 토마토의 칼륨이 균형을 이뤄 영양 흡수가 더 잘되게 해주기 때문이다.

방울토마토는 일반 토마토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당도와 영양의 밀도가 더 높다. 리코펜 함량도 덜 익은 것을 수확해 후숙과정을 거치는 일반 토마토보다 더 높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