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절반 교체, 직원 10% 감축….

취임 3주 만에 속전속결로 내부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봉수(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행보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1956년 출범한 한국거래소 역사상 첫 민간인 출신이기도 하지만 42개 회원사의 경선으로 선출된 첫번째 인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그에게 맡겨진 거래소 개혁에 대한 증권업계의 기대는 예전과 다르다. 33년간 증권업계에 몸담아온 그는 쌍용투자증권과 SK증권을 거쳐 1999년 키움닷컴증권 창립멤버로 참여해 8년간 키움증권 대표를 맡으면서 주식위탁매매 부문 1위 증권사로 키워낸 간단치 않은 ‘내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25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되기 위한 해답을 알고 있다”며 “다만 시간을 갖고 서서히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취임 1주일 만에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700여명의 전 임직원과 각각 4시간 이상씩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이후 얻은 해답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김 이사장은 “올무에 걸린 짐승은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올무가 조여오므로 오히려 뒤로 물러나야 올무에서 풀려나올 수 있다”며 “‘초콜릿 복근’, ‘S라인’을 만드는 기회로 삼고 그러다보면 언젠가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당면한 문제점인 ▲공공기관 지정 해제 ▲부산 본사와 서울 지점간의 업무 효율성 ▲복수노조 문제 ▲순환보직에 따른 전문성 결여 등의 해결방안도 ‘올무론’에 있다고 했다.

최근 열흘 사이 임원 전원 사표제출, 임원 절반 사표수리, 본부장보 인사로 이어진 임원 인사에 대해 그는 “인사는 반박자 빨리해야 한다”며 “늦으면 시비에 걸리고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특히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거래소를 만들겠다”며 “거래소 고객은 크게 회원사, 상장사, 유관기관으로 나눠지는데 정기적으로 1년에 1~2회 정도 고객의 요구를 수렴해 회의하고 이를 피드백 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소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15일 이사장 직속기구로 외부인사 5인이 포함된 ‘KRX 개혁 추진단’과 ‘개혁추진실무반’을 구성했으며 2월중 개혁추진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있다.

박민철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