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무너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가 과연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18일 재난이 운명을 바꾼 도시 10곳을 선정해 보도했다.

영국 런던은 1666년 3일간 도심을 불태운 대화재로 당시 인구 6분의 1에 해당하는 10만명이 집을 잃었다. 그러나 재건과정에서 런던은 새롭게 도로를 넓히고 각종 기반시설을 개선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화재가 역설적으로 런던에 만연했던 전염병 발생을 막는데도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1755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대지진이 발생, 인구 25만명 중 7만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리스본은 이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넓은 도로와 대형 광장을 갖춘 현대적 도시로 재탄생했다. 1871년 미국 시카고 대화재도 성공적 복구 스토리다. 목재건물 일색이었던 시카고는 참사를 겪은 뒤, ‘물가에 있어도 화재에서 안전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시카고는 철제 건축에 앞장섰고, 그 결과 근대건축의 선구자 도시로 변모했다.

2004년 쓰나미 참사를 맞은 인도네시아 아체주는 80억달러에 이르는 국제사회 재건지원으로 회복에 성과를 내고 있다. 쓰나미 이후 분리주의세력과의 분쟁도 끝난 것으로 보이고, 현재 빈곤율은 쓰나미 이전보다 낮다. 아이티가 모델로 삼을 만한 경우다. 2003년 대지진이 발생한 이란 밤 역시 정부와 국제사회 노력 속에 기반시설과 관광산업이 재생해가고 있다.

반면 1900년 대홍수가 일어난 미국 갤버스턴은 실패사례다. 홍수를 겪은 후에야 뒤늦게 방파제가 생겼지만, 갤버스턴은 다시는 옛 번영을 되찾지 못했다. 1906년 대지진 이후 샌프란시스코 역시 도시는 다시 지어졌지만, ‘서부의 상업과 산업 중심지’ 지위는 로스앤젤레스에 빼앗겼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미국 뉴올리언스는 가장 한심한 사례다.

뉴스위크는 “시와 주, 연방정부간 책임공방은 허리케인 발생 당시 신속한 대응을 늦췄을 뿐 아니라, 현재 재건 노력까지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