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강진이 발생한 아이티는 사회기반시설이 거의 갖춰지지 않은 중미 극빈국이다. 이에 따라 지진 이후 찾아올 수 있는 전염병 등으로 2차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높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13일 “이번 지진으로 기본 보건 및 위생 기반시설이 거의 파괴됐다”며 “생존자들도 전염병과 오염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는 “향후 몇주간 찾아올 보건위기가 중대한 우려사항”이라고 말했다.

아이티 보건 수준은 지진 발생 전에도 ‘재앙’에 가까웠다. 아이티에서 공공 하수처리 시설을 갖춘 도시는 한 곳도 없다. 식수를 제대로 공급 받는 사람이 전체 인구(약 900만명)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양실조와 결핵이 만연해 있고, 디프테리아 같은 기본적 예방접종을 받는 아이도 절반에 불과하다.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는 20만명에 달한다. 이번 지진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