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규모 산정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피해 지역 통신이 두절된 데다 아직 복구 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터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13일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수는 수백명 규모 수준이지만, 일부 인사들은 10만명 사망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50만명 사망’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3만~5만명 사망설을 언급했다. 프레발 대통령은 이날 피해 규모를 묻는 CNN 리포터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현재까지 5만명, 3만명”이라며 말을 흐렸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추정치의 근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프레발 대통령은 마이애미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도 “의회가 붕괴되고 세관이 무너지고 학교와 병원이 무너졌다. 수없이 많은 학교들안에 수많은 사망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리 라토추 아이티 상원의원은 AP통신에 “아무도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50만명까지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라토추 의원 역시 50만명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대지 못했지만, 일부 현지 언론들도 라토추 의원이 추산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언급하고 있다. 900만명인 아이티 인구중 20명당 1명이 숨졌다는 가정으로 계산해낸 결과다. 장 막스 벨리브 아이티 총리와 레이먼드 조지프 아이티 주재 미국대사는 사망자수를 10만명 수준으로 추산했다.

반면 미주기구(OAS) 주재 아이티 대사인 덜리 브러터스는 “10만명이 숨졌다는 일부 인사들의 추산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사망자수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지만 사망자는 3만명 이하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