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전체 세출예산의 70%를 올 상반기(1~6월)에 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0년 예산배정계획’을 확정했다.

예산배정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회복추세 유지를 위해 2010년 세출예산(255조원) 중 69.8%(178조3511억원)는 올해 상반기에 집행키로 했다. 특히 일자리 지원사업과 민생안정, 사회간접자본(SOC) 계속사업 등에 들어가는 올해 사업비 중 71.7%(164조원)를 상반기에 배정, 사업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재정 조기집행 뒷받침과 공공기관 에너지소비 10% 절감, 재정집행 투명·효율성 제고 등을 중심으로 한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도 마련해 각 부처에 통보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예산 배정계획을 확정한 뒤 집행지침을 마련해 각 부처에 통보해왔으나, 올해는 예산배정과 동시에 집행지침을 통보했다”면서 “집행지침을 신속히 마련한 것은 재정 조기집행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처럼 세출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집중배정하고 재정집행계획을 조기에 통보한 것은 경기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서민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정부는 현재 평균 45일이 걸리는 일자리 사업 공모기간을 30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하는 등 연초에 발생할 수 있는 고용한파 대비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자치단체 보조사업에 대한 국비 선교부 및 총사업비 자율조정 권한 등도 연장 적용해 국가 재정이 보다 빨리 집행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밖에 총사업비 사전검토(30일→10일), 자치단체 공사원가 검토(10일→7일), 예산 이·전용 변경협의(20일→10일) 등에 걸리는 소요기간을 줄여 예산집행 조기 집행이 이뤄지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조기 재정집행에 따른 부작용과 예산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재정사업 예산집행 담당자의 실명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예산집행 실명제’를 이달 말까지 도입하고, 회계처리 관련 전자결재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또 연말마다 발생하는 예산낭비 방지를 위해 기본경비의 이월범위를 5%에서 10%로 확대했다.

최근 원유가격 상승을 고려해 공공기관 에너지 소비를 10% 절감키로 하고, ▲청사신축시 에너지 효율 1등급 기준에 맞춰 설계·시공 ▲사무기기나 자동차 등 정부 자산 취득시 에너지 절약 인정 제품 우선구매 등을 하도록 각 부처에 지시했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