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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문화일보 ‘주말 포커스’는 대한민국 사회의 표층을 채취해 때로는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시(Micro)의 세계를 탐구하고, 때로는 켜켜이 쌓인 지층의 변화를 탐지해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분석했다.

올 한 해 가장 많이 다뤄진 주제는 역시 변화다. 그 중에서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변화의 말’들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얼굴 없는 사이버 검투사 인터넷 여론 재단(1월17일)’에서는 ‘미네르바 열풍’의 속내를 짚어봤다. 웹 2.0 시대를 맞아 신뢰할 수 있고 접근하기 쉬운 정보를 찾아 헤매는 ‘디지털 노마드’의 행렬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다.

신조어와 새로운 말의 향연은 2009년 우리 사회를 규정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다. ‘같은 나라 살아도 말은 딴나라(4월18일)’에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어를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 ‘네이버 트렌드연감 2008’을 다뤘다.

‘신(新)조어가 신세상 만든다(6월13일)’에서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말과 다시 말의 영향을 받는 사회에 대해 분석했고, ‘힘든 시절 나눔과 엣지로 출구 찾았다(12월19일)’에서도 올해 유행어를 통한 사회 변화상을 추적했다. ‘나눔’, ‘엣지’, ‘빵꾸똥꾸’, ‘꿀벅지’처럼 2009년 새로 탄생한 (혹은 의미가 규정된) 말들은 그 배경과 이해 없이는 좀처럼 고개를 끄덕이기 힘든 것이었다.

변천사(變遷史)에 대한 탐구는 변화의 근원을 좇아가는 또 다른 분석방법이 됐다.

‘불황 한파 가정 내 성(性)역할 뒤바뀐다(3월14일)’에서는 ‘워킹 맘, 홈 대드(일하는 엄마, 집 안의 아빠)’라는 시대상을 짚었고, ‘힘겨운 시대 아버지는 위안이자 힘(4월25일)’에서는 아버지의 역할을 다시 되찾고자 하는 사회 움직임을 반영했다.

‘5만원권 시대 생활 패턴이 바뀐다(6월20일)’에서는 36년 만에 새로 유통된 5만원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모바일 오피스 혁명 일하는 패턴 바뀐다(11월28일)’에서는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업무 영역의 변화상을 추적했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라고 했던 게오르그 루카치의 말대로 때로는 예측가능했던 문명 이전의 시대가 그립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관심과 탐구는 빛의 속도로 달리는 시대의 열차에 동승할 수 있는 유일한 탑승권이기도 하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