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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기후협약 마련을 위한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정상회의가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회의 시작을 나흘 앞두고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차가 여전한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얼마나 구체적이고 정치적·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에 근접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핵심 의제인 탄소 배출권 시장 시스템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 유엔 청정개발체제(CDM)로는 온실가스 감축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없고, 미국이 탄소 배출 시장에 합류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을 감독하는 유엔 청정개발체제는 2005년 교토의정서에 따라 탄소 크레디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코펜하겐 회의에서 각국이 합의를 도출하는 데 난항을 겪는 것도 이 제도에 문제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탄소 크레디트는 교토의정서에 따라 시행된 제도로, 각국이 풍력, 태양열 발전소 등 대체에너지 시설을 건설할 경우 해당 시설의 탄소 감축 기여도만큼 크레디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탄소 크레디트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가는 중국이다.

유엔 청정개발체제에 등록된 전 세계 1873개 프로젝트 중 3분의 1수준인 650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저렴한 가격으로 대대적으로 풍력 발전소를 건설해 전 세계 탄소 크레디트 3억330만개 중 절반 이상을 보유하는 상황이 발생,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유엔 청정개발체제가 상당히 관료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년 1000개나 넘는 프로젝트가 일일이 이사회 결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늦어질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 부문에 대한 개혁과 함께 미국의 참여가 탄소 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교토의정서 이후 탄소 배출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50억달러로 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했으나, 탄소 시장 전문업체인 ‘포인트 카본’ 등은 만일 미국이 합류한다면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3조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 온실가스 배출권 연합회의 앙리 데르윈트 회장은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 최대 탄소 배출국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주요 개발도상국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자는 덴마크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은 2일 전했다. 기후변화회의 주최국인 덴마크는 최근 온실가스 절반 감축안을 제시했으나, 이들 개도국은 선진국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