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오은선(43)씨가 눈보라 속에 크레바스와 맞닥뜨렸습니다. 지난 5월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열 번째로 세계 3위 고봉 칸첸중가(8586m) 도전에 성공했다며 제시한 정상 사진과 등정 기록시간에 대해 일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산악인 허영호씨는 얼마 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오씨와 후원사 ‘블랙야크’가 제시한 사진으로는 정상에 올랐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고, 등정 시간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마지막 캠프에서 정상까지 걸리는 평균치가 있는데, 산소호흡기도 없이 3시간30분만에 도착했다면 오씨는 엄청난 슈퍼크라이머”라며 의문표를 단 것입니다. 그는 또 “정상에 갔으면 다시 도전할 필요가 없겠지만 본인 양심에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재도전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오은선씨는 SBS TV와 인터뷰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확실하다”며 논란을 일축하고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프로페셔널 등반가라면 누가 봐도 정상 정복을 의심치 않을 객관적인 자료를 남기는 게 기본이고, 검증을 받는 것 또한 당연한 일 아닌가”라며 명확한 증거 제시를 촉구했습니다. 오씨의 열정과 용기를 본받고 싶다는 또 다른 네티즌은 “오 대장님의 양심을 믿는다. 초심의 불꽃을 잊지 말고 대한의 기상을 만방에 떨쳐 달라”고 격려했습니다.

한편 산악인 사이에서도 오씨가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칸첸중가에 올라 명백한 증거를 남기는 것이 깔끔한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튼 오씨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화이트아웃을 뚫고 선명한 ‘양심의 깃발’을 꽂은 뒤 마지막 남은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8091m)의 품에 안기기를 기원합니다.

시청자 고발에 고개 숙인 ‘소비자고발’

진실을 파헤치는 ‘소비자고발’이 시청자와 네티즌에게 ‘되치기’를 당했습니다. KBS 1TV ‘소비자고발’은 지난주 방송분에서 ‘간판만 횡성한우’라는 주제로 가짜 횡성한우를 판매하는 고깃집을 추적해 집중 조명했는데요. 10개 업소 중 8개 업소가 횡성한우를 쓰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네티즌 수사대는 직접 방송에 공개된 점포 추적에 나섰고 지적된 고깃집이 강호동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러나 강호동 소속사는 “방송에 등장한 고깃집은 강호동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된 것입니다.

이에 ‘소비자고발’ 제작진은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소비자고발-횡성한우’편 방송내용 중 운동선수 출신 연예인이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횡성한우를 판다고 말한 것은 종업원의 단순한 실수 때문이었음을 밝혀 드린다”며 “KBS에서 확인한 결과, 당해 업소는 양질의 한우를 팔며 평소 횡성한우라고 속여 판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니까 강호동 고깃집은 현재 횡성한우를 판매하지 않고 있는데 마치 판매중인 것처럼 방송을 해 시청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죠.

이에 대해 한 블로거는 “진실을 파헤치는 믿을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는데 실망스럽다. PD들의 단순한 편집 실수라 하더라도 신뢰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고, ‘은둔자’라는 네티즌도 “‘소비자고발’은 사회 정의를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번 일과 같은 시행착오가 없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인터넷뉴스팀 = 노득균기자 rohd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