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예산안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심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재계가 경제 관련 예산 손질과 심의 지연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최근 정부에 이같은 우려를 담은 ‘2010년 재정운용 방향 건의서’를 제출한 데 이어, 만약 정치권 다툼으로 경제살리기 예산에 손질이 가해질 경우 국회를 직접 찾아가 읍소하는 전략도 불사할 방침이다.

16일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현시점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시장에서 약진하는 데 중요한 국면인데, 또다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경제 관련 예산 처리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는 야당이 4대강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복지 분야 예산을 늘리는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제 관련 예산에 손질을 가할 뜻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대강, 세종시 등 ‘대형 지뢰밭’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폭발할 경우 경제 분야 관련 예산 심의 자체가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여전히 우리 경제는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한 자생적인 회복에는 의구심이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고 회복세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경제회복형 예산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최근 이같은 뜻을 반영해 정부에 ‘2010년 재정운용 방향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건의서에서 전경련은 “출구전략은 아직 시기상조며, 확장정책 기조를 유지해 달라”며 “연구·개발(R&D),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및 기업 등 경제 관련 분야 예산을 늘리고, 복지 분야는 속도 조절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고위 관계자도 “지금 분배위주로 예산을 짠다든가, 긴축재정으로 돌아가면 우리 경제가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에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경제계 공동으로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