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통합대상지의 급작스러운 변경에 대해 해당 지자체에서 ‘졸속행정’이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통합찬성률이 가장 높았던 안양시는 “통합 태스크포스(TF)팀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선 마당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라며 “차라리 여론조사에서 50%에 못미쳐 대상에서 제외됐다면 모를까 통합추진을 하겠다고 한 뒤 이틀 만에 번복해야 하는 사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남 진주시와의 통합을 적극 원했던 산청군은 “정부가 여론조사 후 통합 대상지역으로 선정 발표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안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산청군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 10일 행정안전부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산청·진주의 경우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다르더라도 찬성을 원하는 주민이 많아 통합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가 이틀 만에 제외시킨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행정구역통합 진주시추진위원회 배우근(62) 추진위원은 “통합대상이 아니면 애초에 여론조사나 대상지역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부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말았다”고 말했다.

행정구역 통합 대상지역인 경남 마산시 관계자는 “행정구역 통합 지침을 명확히 세워놓은 상태에서 통합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수원경실련 관계자는 “주민과 지역 의견이 뒷전으로 밀려난 이번 결정으로 자칫 지역갈등을 더 조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여론조사로 한 도시를 통합한다든지 없앤다든지 이런 것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돈이 들어가고 절차가 좀 번거롭더라도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 = 오명근 omk@, 창원 = 박영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