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한경쟁에서 기업과 구성원이 살아남으려면 ‘혁신을 혁신하는 열린 원칙’으로 전진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를 지낸 헨리 체스브로 UC버클리대 하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출판사 은행나무를 통해 최근 국내에 소개된 그의 저서는 미국의 경영학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에 따르면 과거 기술 혁신의 성공 열쇠는 단일 조직 내 연구 개발 부서에서 획기적인 기술을 얼마나 통제된 환경에서 개발하느냐, 즉 ‘닫힌 기술 혁신’에 있었다.

하지만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누구나 어디서든 엄청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됐고 핵심 기술 인력의 이동이 쉬워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통제는 어려워졌다. 기업 내부 자원의 연구 개발 및 혁신 노력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버거운 시대가 된 것이다.

그는 기술 혁신에서 ‘닫힌 것’과 ‘열린 것’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닫힌 혁신은 ‘우리 분야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우리 조직에서 일한다’고 여기지만, 열린 혁신에선 ‘똑똑한 사람 모두 우리를 위해 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우리는 회사 내부는 물론 외부의 똑똑한 사람들과 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개발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스스로 이를 연구하고 개발하며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닫힌 원칙이라면, ‘외부 연구 개발은 중요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내부의 연구 개발은 그 가치의 일정 부분을 주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열린 원칙이다.

과거엔 ‘시장에 첫 번째로 혁신 제품을 가져간 회사가 승리할 것’이라는 원칙이 대개 맞았지만, 현재는 ‘더 나은 사업 모델을 확립하는 것이 첫 번째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체스브로에 따르면 ‘우리의 지적 재산을 통제해 경쟁자들이 우리 아이디어로부터 이익을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닫힌 기술원칙이라면, ‘우리의 지적 재산권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에서 이익을 얻고 우리 사업 모델을 진전시킬 수 있을 때는 항상 다른 사람들의 지적 재산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 열린 원칙이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