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끝난 올해 국정감사가 정쟁과 재·보선 속에서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당이 국정감사 제도를 상임위별 연중 국감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매년 10월에 20일간 국회의 모든 상임위가 정부의 전부처를 상대로 일제히 진행하던 국정감사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정책감사보다는 정치쟁점 공방장이 되는 폐혜를 고치기 위한 것이다.(문화일보 10월23일자 1면 참조)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국감기간에 느낀 가장 큰 문제는 감사를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이었다”며 “연중 상임위별로 개별적 필요에 따라 국정감사를 해당 피감기관별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회 선진화특위에서 이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국감에 대해 여러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기대에 미흡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라며 “아쉬운 것은 법에 정한대로 9월국감이 이뤄졌다면 보다 더 정책국감에 충실할 수 있었을 텐데 10·28 재·보선에 임박해서 민주당 주장대로 10월 국감을 하다보니 재·보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정략적 정치공세가 많아 유감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국감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경우 정운찬 총리 출석문제로 국정감사가 6차례나 파행을 거듭했고 국감 후반부에는 재·보선지역 여야 후보간 경합이 치열해지면서 사실상 여야 지도부의 관심도 선거쪽으로 돌려졌다.

안 원내대표는 정부부처들의 무성의한 답변, 부실한 자료도 국감방식을 바꿔야 하는 이유로 내세웠다. 그는 “국감을 되돌아보면 피감기관의 무성의한 답변, 부실자료가 해마다 거론됐고 피감기관의 고압적 자세, 의원들의 불필요한 자료 요구 같은 폐해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국감은 20일간의 감사기간중 주말을 빼면 15일밖에 안되는 촉박한 일정속에서 16개 상임위가 487개 피감기관을 일제히 감사하는 몰아치기의 폐해가 다시 확인됐다.

최형두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