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를 꺾고 베이징올림픽에서 투혼을 발휘했던 왕기춘(21·용인대)이 이번엔 자신의 양심에 ‘누르기 한판’을 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폭행사건에 연루된 그는 전국체전 출전을 앞두고 잠적해 팬과 지인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한 나이트클럽에서 동석한 여성과 실랑이 끝에 뺨을 때린 사건으로 입건돼 조사를 받은 후 행방을 감추었다는군요. 더욱이 ‘포기를 모르는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미니홈페이지에 사죄의 뜻과 함께 “여자에게 손을 댔으니 공인이 아니어도 큰 죄이고 죄송하다. 더 죄송한 것은 앞으로 매트에 서는 제 모습을 못 볼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포기라는 것을 해 본다”고 은퇴를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3만여명이 넘는 팬들이 왕기춘의 홈페이지에 찾아와 격려와 복귀를 염원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한 네티즌은 “사내자식이 꽁하면 지는 거다. 안 자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 전화해”라며 따뜻한 친구의 품으로 돌아올 것을 권했고, ‘김슬아’는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는 건 이해하지만, 극단적인 결정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염려했습니다. 그러나 블로거 ‘블랙스톤’은 “땀과 열정으로 매트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그에 걸맞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안된다면 하루아침에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엄숙히 타일렀습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피해 여성도 “술기운에 서로 감정이 격해져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왕기춘에게 사과했고 공인 신분이어서 아무 조건 없이 좋게 합의했다”고 합니다.

‘동춘서커스단’ 역사속으로

“줄을 타며 행복했지 춤을 추면 신이 났지 / 손풍금을 울리면서 사랑노래 불렀었지….”

지금은 타계한 가수 박경애의 ‘곡예사의 첫사랑’입니다. ‘사나이’ 허장강, ‘살살이’ 서영춘, ‘비실이’ 배삼룡, ‘못생겨서 죄송해요’ 이주일 등 한국 연예계 큰별들의 산실 동춘서커스단. 80여년 서민들의 애환과 웃음을 함께한 동춘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전성기에는 단원이 250명을 넘었다는 동춘은 지난해 불경기로 손실을 본데다 최근 신종 플루 여파까지 겹쳐 수억원의 빚을 지게 되었다는군요.

동춘서커스를 창단한 박동수 선생의 양아들로 44년간 함께 해온 박세환(65) 단장은 “11월15일 청량리 공연을 끝으로 단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면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냉담한 답변만 들었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한국 서커스의 맥이 사실상 끊길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에 네티즌 ‘나막울었어’는 “외국처럼 우리만의 서커스를 널리 알리고 다듬어서 문화자산으로 남겼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동춘은 1925년 일본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던 동춘 박동수 선생이 30명의 조선 사람들을 모아 창단한 국내 첫 곡예단이라고 합니다.

인터넷뉴스팀 = 노득균기자 rohd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