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매일아이센터’에서 매일유업의 예비엄마 직원들이 유아용품을 직접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우선, 천을 겉감과 겉감끼리 맞대고 두 줄로 박음질을 하세요. 나중에 뒤집어야 하니 ‘창구멍’ 남기는 걸 잊지 마시고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암사동 ‘매일아이센터’ 강당. 10여명의 매일유업 예비엄마들이 모여 강사의 지시에 따라 아기 ‘손싸개’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첫아이를 임신한 초보 엄마가 ‘왜 손싸개를 만드느냐’고 묻자 “아기가 손톱으로 얼굴을 긁어서 상처가 나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 강사의 친절한 설명이 돌아왔다. 그러자 주변에서 둘째나 셋째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그것도 모르냐’고 웃으며 핀잔을 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진지한 분위기로 돌아온 예비엄마들은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 바느질을 해나갔다.

첫아이를 임신한 유사빈(31) 마케팅팀 대리는 “예비엄마들이 이런 것을 배울 기회가 있어도 가기 힘든데, 회사에서 진행하는 수업이어서 눈치보지 않고 나와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며 “둘째 아이도 임신해 ‘베테랑 엄마’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매일유업의 사내 출산장려정책이 경제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기의 건강과 직결되는 조제분유를 만드는 회사답게 출산장려책도 아기의 건강 증진에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

태어날 아기의 건강을 위한 손싸개나 턱받이 등을 만드는 교육이 포함된 ‘매일 맘스쿨’은 지난 1975년 업계 최초로 매일유업이 도입한 것으로 수도권은 물론 지방 대도시에서 매년 120회 이상 시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참여인원만 무려 300만명이 넘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엄마가 만들어주는 아기용품 수업뿐만 아니라 아기 연령별 특성을 살린 코칭법을 알려주는 ‘부모 코칭’, 모유 수유 성공을 도와주는 ‘모유 수유 코칭’ 등 건강한 아기 만들기를 위한 다채로운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또 인터넷 사이트 ‘매일아이닷컴(www.maeili.com)’을 통해 임신, 출산, 산후관리, 태교, 아기 먹을거리 등에 관한 여러 유용한 정보도 제공된다.

매일 맘스쿨은 YWCA를 비롯한 여성단체 및 사회단체로부터 많은 찬사와 함께 사회 공익성 노력을 인정받아 장관표창(1977년), 대통령표창(1978년), 국민훈장목련장(1986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매일유업은 임부들을 위한 ‘매일 클래식’공연도 열고 있다. 클래식이 태교에 좋다는 것은 상식. 특히 문화공연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서울 위주에서 벗어나 지방을 중심으로 개최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따뜻하게 찾아가고, 초대하는 음악회’라는 모토로 열리는 매일 클래식 음악회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총 10회, 19개 지역에서 공연을 했다. 공연마다 뉴욕,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유명 연주자를 특별초청해 모차르트, 바흐뿐만 아니라 파가니니, 보케리니 등 엄선된 명곡들로 다양한 테마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제1회 매일 클래식’부터 음악감독을 맡아온 마드리 실내악단 악장 김화림 교수가 연주자의 입장에서 직접 곡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어 예비엄마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매일유업의 출산정책은 회사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1990년 업계 최초로 8종의 특수분유를 개발·생산한 이후 현재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분유 9종과 알레르기, 미숙아, 설사 등이 잦은 아기를 위한 특수분유 7종을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유아용 특수유아식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 대사 이상 질환을 갖는 유아를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유아식이다. 또한 체내 단백질 효소가 없어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정신지체나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선천성 대사 이상의 하나인 페닐케톤뇨증(PKU) 환우들을 위한 캠프를 2000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정종헌 매일유업 사장은 “기업 이윤을 앞세우기보다는 아기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 정신과 사훈인 ‘사회에 대한 봉사’에 부합되기 때문에 특수분유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