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KTX)가 궤도 뒤틀림 현상이 심해 유지보수 비용이 매년 80억~90억원씩 들고, 운행속도도 느려져 고속철도로서 제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철도공사의 궤도 검측결과 보수대상개소와 길이가 점점 늘어나고, 이에 따라 선로 유지보수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7년 이후 약 24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현기환(한나라당) 의원이 7일 밝혔다.

현 의원이 이날 철도공사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 앞서 공개한 질의자료에 따르면, 2007년 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고속선 궤도검측 결과 보수대상 개소는 월평균 488개소나 됐다. 2007년에 3941개소였던 보수대상 개소는 2008년에 6449개소로, 전년도보다 무려 2508개소(163%)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선로유지보수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 2007~2009년 사이 선로유지보수 비용으로만 239억7000만원이 들어갔다. 같은 기간 중 일반철도의 선로유지보수 비용은 69억5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많은 비용이 지출됐다.

궤도 뒤틀림으로 인한 잦은 서행구간 지정으로 고속철도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서행구간도 지속적으로 늘어, 2006년 31곳이던 서행구간이 2007년 64곳으로 증가했고, 2008년에는 무려 109곳이나 서행구간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경부고속철도 총 연장 472㎞의 표준속도는 시속 153.2㎞에 그치고 있다. 기간별로 보면 2007년의 경우 1곳의 최장서행기간이 112일 동안이나 서행구간으로 지정된 바 있고, 2008년에도 55일 동안 서행구간으로 지정된 곳도 있다. 1곳당 최대 서행거리도 2008년의 경우 3.1㎞로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2006년의 경우 27.4㎞였으며 2007년에는 32.6㎞나 서행구간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 의원은 “당초 고속철도는 시속 300㎞ 이상 운행하도록 설계됐으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시속 400㎞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KTX-2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무용지물이 아닌가”라고 따졌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