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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코앞이다. 명절만 되면 귀향차량으로 인해 도로는 거의 주차장이 된다. 올해 추석 연휴는 3일뿐이어서 정체가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 정체가 심하면 누구나 괴롭지만 그래도 고향을 찾는다는 마음 때문에 대부분 참고 간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면 곧바로 화장실을 가야 하는 과민성방광증세가 있는 사람들이다.

과민성방광증세는 방광근육이 불안정해서 요의를 참거나 조절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체질적으로 방광이 예민하거나 지나친 스트레스, 혹은 신경계통에 손상을 받았을 경우에 생긴다. 또 나이가 들면 방광근육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어 소변을 충분히 저장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하여 젊은 사람보다는 노인에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발생률이 가장 높은 중년 여성은 노화현상, 출산으로 인한 방광탈출, 골반저근 약화 그리고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증세로는 참을 수 없는 소변 마려움을 느끼는 것인데 당황스러운 점은 요의가 어느 한순간 갑자기 느껴지고, 또 느낌이 오면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잠을 자다가도 여러 번 보게 된다. 순식간에 요의가 느껴지므로 속옷을 적시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이들에게 다음 휴게실까지 얼마나 걸리지도 모르는 고향길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과민성방광증세는 이렇게 개인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정신적으로도 심한 고통을 주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환자들은 치료에 소극적인 편이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것도 이유겠지만 그보다는 환자들이 창피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방광출구폐색, 질 탈출증, 복압성요실금, 당뇨병 등으로 인해 생긴 과민성방광증세는 이 질환들을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그런데도 방치해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치료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과민성방광증세의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요법과 행동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불수의적인 방광수축력과 배뇨감각을 감소시키는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통상 3개월 이상 복용하면 좋아지지만 약물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행동요법을 병행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행동요법으로는 수분섭취조절, 방광훈련, 골반저근의 물리치료, 배뇨간격을 최대한 늦추는 훈련 등이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노화나 출산으로 인한 골반근육의 약화가 과민성방광증세를 일으키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골반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케겔운동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치료 외에 일상생활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먼저 방광에 자극을 주는 음식이나 커피, 탄산음료를 금하고 변비가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불안장애가 동반되므로 긴장을 늦추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배뇨간격을 늦추는 훈련은 처음에 소변 보는 간격이 1시간이었다면 점차 30분씩 연장해서 최대 4시간까지 늘려 보는 것이다. 훈련 도중 소변이 마려울 경우 골반근육을 꽉 조여 주면 조금은 지연시킬 수 있다.

과민성방광증세는 단기간 치료만으로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나아질 수 있다. 따라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당장 이번 추석에는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내년 설날 때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플라워 성클리닉 flower@flowerclin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