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에 열릴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개최지가 한국으로 결정되면서 이 자리에서 어떤 주제들이 논의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기 극복에 각국의 경제정책 공조가 큰 힘이 됐고, 이러한 정책공조를 정상회의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의 주제도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공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질 주제는 금융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허술한 금융규제 때문이었다는 데 각국의 의견이 접근해있어 금융규제 강화는 다른 주제보다 우선한다. 특히 지난해 워싱턴에서 열린 첫 번째 G20 정상회의에서 47개 금융개혁과제 이행방안을 내놓았지만, 부실자산 정리와 헤지펀드 규제 등 아직까지 제대로 수행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는 점에서 논의를 피하기 어렵다.

이번 금융위기 회복 정도에 따라 각국이 실시하게 될 출구전략(위기극복을 위해 취했던 확장적 재정정책을 마무리하는 정책)도 한국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의 주요한 의제다.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출구전략 착수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빨리 출구전략에 들어갈 경우 경기회복 흐름에서 낙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현재로선 실질적인 출구 전략으로 나아가기에는 세계 경제에 상당한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경기확장 정책을 조급하게 종료하면 자칫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발언이다.

실질적인 세계 경기안정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출구전략 정책과 속도를 맞추기 위한 각국간 의견교환은 한국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도 주요한 논의 과제다.

금융위기가 극복돼도 중국의 생산과 미국의 소비라는 과거의 경제발전 규칙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모델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보호무역주의를 저지하기 위한 국제적인 결속과 국제통화기금(IMF)의 확대개편,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최빈국에 대한 식량 및 경제지원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