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6박7일간의 미국 순방을 통해 다른 어느 때의 외국순방때보다 의미있는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대통령의 이번 정상외교 시기는 남북관계의 중대 전환기를 맞고 있고 글로벌 경제위기 회복국면에서 북핵 및 경제외교 행보가 중요한 때다. 따라서 내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를 성사시킨 것은 경제적, 역사적, 외교사적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청와대 자평이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질서에 대한 국제적 어젠다를 주도함으로써 국격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유엔에서의 첫 총회기조연설에서 북핵문제 일괄타결방안을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제시했으며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각종 아이디어를 제시함으로써 ‘그린 리더십’을 과시했다.

특히 중국, 일본, 호주 등과의 연쇄정상회담을 통해서는 국제공조를 다졌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신임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과거사 해결에 대한 전향적 접근에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새 한일관계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는 북핵과 경제문제에 있어 긴밀한 국제공조를 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뉴욕 존에프케네디(JFK)공항을 통해 미국에 도착하면서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가 주최한 만찬일정을 시작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방미 이틀째인 21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오찬간담회 등을 통해 북핵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으며 북한이 핵 포기를 결심할 경우 북핵 6자회담의 5개국의 지원을 통해 일괄타결하는 그랜드 바겐 구상을 국제사회에 던졌다. 이어 22일에는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정상회의 제1원탁회의 의장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핵심 비전으로 내놓으며 전세계적인 ‘녹색 성장’ 흐름에 주도적인 인상을 심었다.

국제사회는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예정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이 대통령이 특히 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체제 구축을 공식제안, ‘물 관리’를 환경이슈로 제시했다. 피츠버그 =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