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重慶)시 구청들이 국경절인 10월 1일 혼인신고는 받지만 이혼 수속은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충칭시의 이혼 수속 금지는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날 불미스러운 이혼이라니…”라는 의도가 담겨있지만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이혼도 또 다른 행복을 추구하는 선택”이라며 이혼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충칭시를 질타하고 있다.

충칭완바오(重慶晩報)는 25일 충칭시 위중(？中)구와 장베이(江北)구 등 일부 구청 혼인신고센터가 건국기념일 당일인 10월1일 이혼 수속을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위중구 혼인신고센터 관계자는 “국경절 결혼식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혼인신고를 위해 초과근무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일손 부족으로 이혼 신고 접수까지는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뤼위궈(呂玉國) 장베이구 혼인신고센터 주임도 “당직인원이 부족해 이혼 수속까지 처리할 수 없다”며 “결혼기념일은 길일이 중요하지만 길일을 선택할 필요가 없는 이혼이 하루이틀 빠르거나 늦으면 어떠냐”고 솔직히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이혼이 무슨 근거에 의해 나쁜 일이냐”며 이혼에 대한 충칭시의 편견을 비판하고 있다. 탕(唐)모씨는 “낡은 사고방식과 달리 현대사회의 이혼은 또 다른 행복추구를 위한 선택”이라며 “건국기념일에 결혼을 할 수 있어도 이혼은 안 된다는 방침은 도대체 무슨 처사인지 모르겠다”고 충칭시를 질타했다.

충칭완바오가 20∼50세의 시민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7명의 시민들이 충칭시의 이같은 조치를 반대했으며 나머지 3명도 이해할 수 있지만 찬성은 하지않는다고 답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