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속적인 경고와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자 금융당국이 동원 가능한 카드를 차례로 꺼내들며 사실상 ‘거품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이번에 부동산 급등세를 막지 못한다면 경기부양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부동산 과열을 진압하기 위한 정부의 작전은 크게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줄 차단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투기세력에 대한 현장 단속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7월 서울지역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50%로 하향 조정하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금감원의 이같은 조치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7월 3조7000억원에서 8월에는 3조원 수준으로 감소했고, 9월에는 21일까지 1조6000억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은행권에 대한 대출 억제는 ‘풍선효과’를 보이며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로 나타났다.

투기세력에 대한 직접 단속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지난 17일 부동산 실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한 부동산 매입자들을 무더기로 적발, 과태료를 부과했다. 국토부는 또 최근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와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대한 투기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과열이 식지 않을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이란 마구를 들고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이성태 한은 총재가 지난 10일 금융위 직후 “일부 올리더라도 여전히 금융 완화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혀 ‘부동산 과열 진압용’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