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시즌 막판 16연승, 그중 12번은 전병두의 힘.”

SK가 프로야구 통산 최다연승 기록인 17연승에 23일 도전한다. SK는 전날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6-1로 승리, 지난 8월25일 이후 17경기 중 1무승부를 제외하고 16연승을 질주했다. 이로 인해 시즌 종료시점의 SK는 마치 ‘1위 같은 2위’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전까지 기록은 삼성이 1986년 세운 16연승.

SK는 무려 23년 만에 최다 연승기록에 도전한다. 23일 기록을 깬다면 SK는 정규리그 1위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 이어갈 수 있다. 반대의 경우 두개의 희망이 함께 부서진다.

SK의 연승은 불펜의 힘에서 나왔다. 에이스 김광현(21)이 8월초 부상으로 이후 출장하지 못했고 제2선발 송은범(25) 역시 8월 중순부터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며 12승에 멈춰서 있다. 거기다 ‘소방수’ 정대현(31)마저 부상으로 시즌 중반 이후 극히 부진했다.

그같은 공백을 메우고 나선 것이 기대하지 않았던 전병두(25)다. 전병두는 팀의 16연승 중 무려 12번이나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켰다. 성적은 4세이브지만 내용면에서는 위기때마다 불려나가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두산에서 2003년 데뷔한 뒤 KIA로 옮겼다가 지난해 SK에 정착한 전병두는 지난 시즌까지 6년간 통산 13승20패, 방어율 4.40로 빛을 보지 못했었다. 좌완으로 150㎞를 넘나드는 가능성은 늘 인정을 받았지만 ‘새가슴’이란 별명처럼 마운드에만 서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병두는 올시즌 들어 이날까지 8승4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내 승수에서도 공동 3위, 세이브는 2위를 지키고 있다. 이날 현재 탈삼진 134개로 전체 5위, 평균자책점은 3위를 마크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으면서 경기운영 능력이 노련해져 성적이 오르고 있다. 전병두는 ‘가능성만 있는’ 투수에서 팀의 포스트시즌에 중심 투수 역할을 할 만큼 성장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