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가운데) 대통령이 18일 오후 경북 포항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하트 모양을 만들어 인사하고 있다. 포항 =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18일 고향 경북 포항을 찾았다. 거리에 나온 수천명의 시민들과 손을 잡느라 버스에서 내려 만찬장인 횟집까지 2㎞를 이동하는 데 2시간 이상이 걸렸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었다.

영흥초교 학생들은 57년 선배인 이 대통령에게 “선배님”을 외쳤다.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 대통령이 어린 시절 노점상을 했던 죽도시장에서 몰려온 인파가 많아 이 대통령이 탑승한 버스는 ‘카퍼레이드’를 하듯 서행할 수밖에 없었다. 경호관들이 안전을 우려해 선루프가 달린 경호차에 탑승할 것을 권유했으나 이 대통령은 “정치행사 같은 모습이다. 자연스럽게 걸어가겠다”고 한 뒤 시민들과 악수를 계속했다. 이 대통령은 모친인 고 최태원씨와 시장에서 장사를 함께했다는 최익순(84), 안기선(84), 최복생(74) 할머니를 끌어안았다. 이 대통령은 만찬 인사말에서 “제가 고향에 해 줄 수 있는 것은 퇴임 이후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며 “그게 보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포항 영일만항 개항식에 참석해 고향에 온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북구 흥해읍이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곳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감개무량하다. 솔직히 여러분들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포항 골목길에서 많은 일을 해 봤지만 뻥튀기 장사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여학생들이 지나갈 때 가장 창피했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포항은 이제 경북의 물류뿐 아니라 동해안 물류를 온 세계에 내보낼 수 있게 됐다”며 “이제 포항은 경북, 대구 일대 모두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컨테이너 하역식에서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 포항 동지상고 후배인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컨테이너 선적 레버를 당겨 역사적 개항을 알렸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