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선거로 ‘정권심판’을 노리던 민주당이 지지부진한 공천 작업, 당 노선을 둘러싼 상반된 비판 목소리로 진통을 겪고 있다. 당 지도부는 ‘민주당 브랜드 법안’, 정국 4대 쟁점을 이슈화시키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당장 ‘빅매치’ 재선거 구상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손학규 전 대표 등 거물급 인사에 재선거 출마를 권유했지만 손 전 대표는 오히려 쓴소리로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친서민행보에 대해 민주당이 너무 안이하게 사기, 위장으로만 비판해선 안된다”며 “단순히 재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인지도 높은 사람을 끌어다 공천하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경기 안산 상록을 지역에 김근태 상임고문의 전략공천론에 대해서는 김재목 현 지역위원장 등이 연일 “낙하산 공천 반대”를 외치고 있는 것도 고민이다. 김 상임고문 주변에서는 출마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빅매치 구상을 따돌리려는 듯 현지 출신 당선가능성 높은 인사를 공천하려는 움직임도 문제다.

당 안팎에서 민주당의 노선을 놓고 정반대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민주당은 당 밖 인사 몇명을 영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개혁·진보 세력과 통합해야 하고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등 통합하기 어려운 세력과는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그룹과 수도권 출신 일부 의원들은 “민주당 노선이 좀더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민노당, 진보신당과는 보다 분명한 각을 세우고 한나라당과 중도에서 경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도부가 꺼낸 돌파카드는 민주당 브랜드법안과 ‘민생, 부자감세, 4대강 사업, 세종시’의 4대 쟁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행보에 맞대응해 ‘민생’ 행보를 추진함과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약한 고리들은 끈질기게 비판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18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정세균 대표가 이날 대전지역을 찾는 것에 대해 “지난주부터 시작한 4대강 사업 백지화를 위한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아무래도 지역이 대전이다보니 세종시 사업의 원안대로 추진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무엇보다 민생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며 “주택임대차보호법, 노인틀니법 등을 민주당 브랜드 법안으로 정해 정기국회에서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감과 2010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부자감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복지, 교육 예산의 삭감 문제를 지적할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