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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은 영화사에서 기념비적인 해다.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 알랭 레네의 ‘지난해 마리앵바드에서’ 등 걸출한 작품들이 프랑스에서 연이어 발표됐다. 이전 세대와 차별화된 감성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이들 영화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 문화계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물결’ 즉 ‘누벨바그’로 불리게 된다.

‘누벨바그’란 원래 2차 세계대전후 프랑스 사회에서 떠오르는 젊은 층을 가리키기 위해 주간지 렉스프레스의 편집장 프랑수아 지루가 처음 쓴 표현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누벨바그’는 1960~1970년대 프랑스의 새로운 영화들을 통칭하는 단어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대표하는 감독으로는 트뤼포, 레네를 비롯해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등이 꼽히고 있다.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평론가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트뤼포, 고다르 등은 문학작품을 스토리 중심으로 각색하는 데 치중해온 과거의 영화들을 비판하면서, 영화 매체의 특성을 깊이있게 연구함으로써 다른 예술영역과 구별되는 영화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벨바그’는 프랑스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등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20세기 영화예술을 한단계 발전시킨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누벨바그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이화여대 후문에 자리잡은 필름포럼은 ‘누벨바그 50주년 기념전’을 23~30일 개최한다. 프랑스문화원이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있던 영화관의 문을 닫은 후에는 좀처럼 필름으로 감상하기 힘들었던 영화들이다.

상영작은 7편. 샤브롤의 58년작 ‘미남 세르주’를 비롯해 레네의 ‘지난해 마리앵바드에서’,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 ‘줄과 짐’(1961),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1960) ‘남성 여성’(1962), 리베트의 ‘파리는 우리 것’(1962)으로 모두 영화교과서에 오른 걸작들이다. 이번 행사는 ‘줄과 짐’에서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카트린이란 매력적인 여성을 연기한 잔 모로, ‘네 멋대로 해라’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걸으며 “뉴욕 헤럴드 트리뷴!”하고 외치면서 신문을 파는 진 세버그 등 전설적인 여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이기도 하다. 02-312-4568

오애리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