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임진강 참사’를 수사 중인 연천경찰서는 11일 한국수자원공사 경보시스템 실무담당자 A(34)씨와 재택 근무자 B(28)씨, 연천군 당직 근무자 C(40)씨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무인자동경보시스템 실무자인 A씨는 지난 4일 시스템 서버의 보조 데이터 전송장비인 이동통신장치(CDMA)와 임진강 필승교 수위관측소 원격단말장치(RTU)를 교체한 뒤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혐의다. A씨는 또 4일 오후 3시부터 사고 직전인 6일 오전 5시30분까지 모두 26차례 시스템 서버로부터 ‘통신장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사고 당일 두 차례에 걸쳐 연천군 당직자의 전화를 받지 않다 뒤늦게 수공 본사에서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와 육안으로 임진강 수위가 상승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B씨는 재택 근무 중인 5일 오후 10시쯤 서울에서 친구들과 만나 당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종합상황실의 필승교 수위 전광판과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실시간 확인하지 않아 사고 당일 오전 3시 필승교 수위가 경보발령 기준인 3ｍ를 넘어섰으나 2시간 뒤인 5시16분 경찰서로부터 대피 안내방송 요청이 있기까지 수위 상승 사실을 몰랐다.

한편 임진강 참사 희생자 6명의 시신이 안치된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과 강현석 고양시장, 김규배 연천군수 등 자치단체장이 잇따라 헌화하는 등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족측과 보상합의를 마무리지은 김건호 수공 사장도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아들을 구조한 뒤 물길에 휩쓸려 사망한 서강일씨의 아들 우택(12)군은 영정앞에 서씨가 좋아하는 감자전을 바친 뒤 “저를 살리시고 결국 가시다니. 물에 떠내려가는 아빠 모습이 생생한데…”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고양 = 오명근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