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임금을 5% 인상하자고 남측에 먼저 제안하면서 지난 6월 북측의 ‘월 임금 300달러 인상’ 요구를 둘러싼 남북간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하지만 북측은 토지임대료 5억달러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남측도 개성관광 재개를 대북압박용 ‘카드’로 남겨둔 상황이어서 개성공단의 완전 정상화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 10일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올해 8월부터 내년 7월까지 1년간 월 임금 인상률을 5%로 하자는 내용의 제안을 먼저 해왔다. 2007년, 지난해 두차례와 마찬가지로 개성공단 노동규정 제25조에 따라 현재 월 임금 55.125달러의 최대 5%까지 인상하자는 것. 이는 지난 6월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요구한 300달러로 임금을 인상하자는 주장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측은 8월20일 개성공단 남측 인원의 출입·체류를 제한한 ‘12·1 조치’를 9개월만에 해제한 데다, 지난 7일에는 개성공단 남북경제협력사무소도 정상화하는 등 개성공단과 관련된 유화 조치를 쏟아낸 바 있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부문은 경의선(판문역~파주역) 화물열차 운행, 개성관광 재개 정도다. ‘12·1 조치’ 해제와 함께 북측의 제한은 이미 풀린 사안이지만, 남측이 아직 재개하지 않고 있다. 경의선 화물열차의 경우 물동량이 없기 때문에 재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개성관광의 경우는 지난해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중단한 금강산 관광 재개와 사실상 연계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신변보장이 확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측도 이번에 임금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지난 6월 요구했던 토지임대료 5억달러 인상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임금인상안에 대해서도 “일단 이 방안대로 조정하자”고만 밝혀 향후 언제든지 임금 300달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들 여지를 남겼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