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공사(주택·토지공사)를 총체적으로 개혁해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오는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돼 출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지송 사장 내정자는 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영효율화와 집단 단일화를 통해 국민을 섬기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전체 직원 7367명 가운데 24%인 1767명을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토지공사 직원 한 명 쓰고, 주택공사 한 명 쓰는 그런 산술적인 인사는 하지 않겠다”며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들이 억울하게 집에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의 기능도 조정해 택지개발, 신도시개발, 도시개발사업, 재건축·재개발·도시환경사업 등 4개 기능은 종전보다 축소하고, 국유재산관리, 집단에너지사업, 비축용 임대사업 등 민간과 경쟁하는 6개 기능은 아예 폐지했다.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이 사장은 “사장 직속으로 재무구조 개선팀을 출범시켜 부채의 내용과 경영부실의 원인을 상세하게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하고 13조원 규모의 재고 토지와 3조원가량의 미분양 주택을 조기에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통합공사는 지난해말 기준 부채만 86조원이며 이중 금융부채가 55조원에 달한다. 오는 2014년 말이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금융부채만 154조8000억원에 달해 금융부채비율이 40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장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2003~2006년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하면서 위기에 처해 있던 회사를 다시 살려낸 경험이 있다. 이 사장 취임 당시 980원이던 현대건설 주가는 퇴임시 4만원이 넘을 정도로 회사를 정상화시켰다. 이 사장이 통합공사 사장으로 낙점된 배경에는 이러한 경험과 ‘강력한 추진력’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노조와도 친화력이 높아 임단협 조인식에서 부부 커플 금반지를 선물받기도 했다.

이 사장은 통합공사의 당면 과제인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정부의 핵심 정책인 보금자리주택 건설, 토지은행, 녹색뉴딜 등 3개 분야의 사업기능은 현재보다 강화해 공기업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