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박물관’ 유치전 후끈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월부터 8월말까지 서울 상계동 노원구청에서 ‘2009 공룡그랜드쇼’가 열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원구청 제공

3년 연속 대규모 공룡전을 성공시킨 서울 노원구가 여세를 몰아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강력 추진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간의 자연사박물관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의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논의는 1997년 외환위기로 중단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해 박물관 건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관련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박물관 위치를 선정키로 하는 박물관 건립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원구는 2007년 시작한 공룡전에 어린이 동반 관람객 15만명이 찾은데 이어 2008년 26만명, 올해는 31만명이 다녀가는 등 서울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자 박물관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구는 중계동 불암산 자락 27만7000㎡(8만4000여평)의 도시계획부지를 자연사박물관 부지로 확보했다. 지난 8월25일에는‘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에 따른 입지 타당성’을 주제로 한국, 영국, 캐나다, 중국 등 4개국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심포지엄에서 학자들은 자연사박물관 위치로 접근성(교통), 수요층(1시간 거리내 최소 200만명 이상 거주하는 대도시), 경제성(일정숫자의 관람객과 부대사업을 통학 수익확보), 유물확보 능력, 대학 등 관련교육기관 인접 등 최소 5가지 이상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자연사박물관이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노원구와 인접해 있는 도봉구, 강북구, 의정부시, 남양주시, 구리시 등에는 최소 500만명이 거주해 수시관람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데다 이미 박물관 부지를 확보했다”며 “특히 최근 3년간의 대규모 공룡전을 통해 박물관 운영의 노하우를 축적했고 개인소장자들과의 양해각서 등을 통해 100만점의 유물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스미소니언 등 세계적인 자연사박물관들은 워싱턴, 뉴욕, 런던, 모스크바,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에 있다”고 덧붙였다.

노원구는 최근 박물관 유치 시민 100만명 운동에 나서 현재 15만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에 맞서 인천 강화군과 경기 화성시, 전북 부안군 등 10여개 지자체도 자연사박물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화군은 강화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자연사박물관의 최적지라며 고인돌 광장 등을 후보지로 내세우고 있다.

화성시는 고정리 공룡알화석지와 아름다운 자연환경, 서울과의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들어 자연사박물관 유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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