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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분야에서 일본 민주당의 개혁정책은 정·관·재계의 뿌리 깊은 유착관계를 끊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정치권 세습관행을 끊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 국가전략국과 행정쇄신회의 ‘투톱 체제’= 민주당은 정권 기본원칙으로 ▲정치인 주도 ▲정책결정 내각 일원화 ▲총리실 주도 국익 우선 ▲수직사회에서 수평사회로 ▲지역 주권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 중 대부분이 정치개혁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히 총리실과 정치권이 주도하는 정치체제 구축을 위해 민주당은 총리직속 ‘국가전략국’과 ‘행정쇄신회의’를 신설키로 했다.

국가전략국은 예산의 전반적 틀을 짜고, 외교정책 기본방향과 국가비전을 수립하는 등 최고 국정운영기구로 기능할 전망이다. 30명 규모의 국가전략국에는 의원 10여명과 각계 전문가, 일부 관료가 배치된다. 정부에 파견될 의원 100명의 추천권도 국가전략국이 갖게 된다. 행정쇄신회의는 예산낭비 방지를 주목적으로 하며, 지방분권 촉진과 공무원 낙하산 인사 금지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특히 국가전략국과 행정쇄신회의의 기능이 모두 예산과 관련돼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의원내각제 국가인데도 사실상 관료가 예산편성권을 행사해온 관행을 깨뜨리겠다는 구상이다. 각 성청(省廳)이 예산초안을 작성하면 의회에서 별 심의도 없이 통과시키는 관행이 정경유착을 심화시켰다는 판단에서다.

2일 요미우리(讀賣)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은 당장 2009년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된 기금 4조3000억엔 중 1조7000억엔 지출을 동결시키기로 결정했다. 예산편성권 통제를 통한 관료개혁에 본격 착수한 셈이다. 민주당은 국가전략국 설치법도 다음달 임시국회에 제출해 처리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일 전했다.

◆ 정치권개혁 및 지방분권 강화 = 민주당은 세습정치 타파를 공약으로 내걸어 승리했다. 현역의원의 3촌 이내 친족이 같은 지역구에 입후보할 수 없게 막는 내용이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세습 정치인 당선자는 87명으로 출마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처럼 세습정치 근절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어서, 민주당 개혁방안은 높은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또 3년 뒤부터는 기업과 단체의 정치자금 제공도 금지키로 했다.

지자체 권한 확대도 중요한 개혁방향이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국가직할사업에 대해 지자체가 사업비용 3분의 1을 내던 부담금제를 폐지할 계획이다. 또 중앙정부의 지방출장소 및 사무소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지자체 지원금 지급방식을 개선, 일괄교부금을 교부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