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총리’ 입각이 무산되면서 자유선진당을 탈당(8월30일)한 심 전 대표와 이회창 총재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이 총재가 청와대측에 큰 틀의 정책연대 외에 또 다른 ‘빅딜’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선진당과 교섭단체(선진과 창조의 모임)를 구성하고 있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문 대표는 31일 “(이회창 총재가) 심 대표 혼자 총리로 가시는 게 아니라 선진당 여러 분들이 함께 가셨으면 했던 것 같았다”며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아서 오해와 섭섭한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자유선진당 의원이 입각을 한다든지 하는 것을 말하느냐’는 질문에 “원래 그런 생각을 이회창 총재가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이 총재는) 그 정도는 돼야 선진당의 참여 의미가 있지 않으냐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주장은 이 총재가 심대평 총리 외에 선진당 의원 일부가 입각할 경우 일종의 DJP연대와 같은 한나라당과의 연합정권을 구성할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이와 관련, 선진당내 한 인사도 최근 “양당 공조를 위해서는 분권형 권력구조 개편 등 큰틀에서의 정책합의와 함께 구체적으론 의원들 일부 입각이 있어야 한다”며 “이 총재가 총리와 장관 일부를 파견하는 모습을 보여야 충청도에서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총재는 1일 당5역회의에서 자신이 선진당 소속 의원들의 동반입각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참으로 엉뚱하고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심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가 총리직을 선진당측에 제안했고, 이 총재가 무리한 조건을 다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α(추가입각)’ 요구에 대해서는 “못들어봤다”면서도 “이 총재가 세종시와 강소국연방제 방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또 조만간 ‘선진과 창조’교섭단체에서도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선 “생각없다”고 잘라말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