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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이민자들은 외로워.’

자식을 따라 미국에 온 노년층 이민자들이 언어 장벽 때문에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 1990년 이후 해외에서 출생한 65세 이상 노년 인구는 270만명에서 430만명으로 늘었으며 이런 추세라면 2050년에는 이들 인구가 160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UCLA대 보건정책연구소의 인구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유럽에서 출생한 65세 이상 노년 인구는 5분의 2가량 줄어든 반면, 아시아와 남미 출신 노년 인구는 10배가량 늘어났다. 특히 아시아계 노년층은 11만3800명에서 120만명으로 증가했다. 필리핀계가 26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계(24만2000명), 인도(12만4150명), 베트남(12만600명)순이었다. 한국계 노년층도 11만6350명이었다.

이들의 문제는 언어 장벽이 생활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니 일자리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힘들다. 최근 이민자의 11%를 노년층이 차지하고 있으나, 이들 가운데 70% 이상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고, 대부분은 운전면허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과 달리 미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한 자식, 손자들과의 가치 충돌 등으로 우울증 및 정신질환도 심각해지고 있다.

노년층 이민자들이 유일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같은 인종 노인들이 모이는 작은 커뮤니티가 전부. 이들은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로 고국의 소식들을 주로 화제로 얘기하면서 소일하고 있다. 그나마 이 같은 커뮤니티를 가진 노인들은 집 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노인들에 비하면 형편이 좋은 편이다.

이들 노년층 이민자 그룹의 15%는 빈곤층이다. 미국 평균 빈곤 노년층 비율인 12%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년 이민자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해온 것처럼 손자 손녀들에게 각별한 정성을 쏟지만, 언어 장벽과 문화 충돌로 미국에서 가장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많은 경우 본인들이 가족이나 외부에 도움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문제로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